ChatGPT가 질문에 척척 답을 해주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AI가 원하는 정보를 다 제공하는데 굳이 공부를 해서 지식을 쌓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반문하곤 한다. 생성형 AI가 그린 그림이 미술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영화나 만화도 AI가 손쉽게 만들어주는 시대가 되면서, 이러한 질문은 이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의문이 되었다. 웬만한 글은 물론 번역과 문서 정리도 AI가 손쉽게 해내고, 최근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에서는 코딩과 디버깅까지 생성형 AI가 수행하다 보니, 이제는 신입 프로그래머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우리는 과연 공부를 해야 할까? AI에게 다 맡기면 되는 것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AIEDAP 사업을 통해 교사, 학부모, 학생을 만날 때마다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생성형 AI 시대일수록 공부는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 제대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냉철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물론 AI가 정보를 대신 찾아주고 정리해주기 때문에 기존의 ‘암기 위주 공부’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을 판단하고, 더 깊이 있는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스스로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사고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공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사실 AI가 제시하는 답변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정보의 정확성을 판단하려면 그 문맥과 개념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의 식견이 필요하다. 각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갖춘 사람만이 정보의 진위를 가려내고, 구체적이고 정교한 질문을 통해 AI로부터 더 높은 수준의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따라서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기르는 공부가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을 게을리하면, 오히려 생성형 AI가 없던 시대보다 정보 격차가 더 커질 수 있으며, 정보가 곧 경쟁력이 되는 미래 사회에서는 개인의 삶의 질에도 더 큰 차이를 초래할 수 있다.
AI 시대의 공부는 단순한 지식 습득에 머무르지 않는다. 복잡한 문제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이때 AI는 학습을 보조하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며, 학습 과정에 AI가 효과적으로 융합될 때 학습자의 사고력·판단력·창의력은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
따라서 교육부의 AIEDAP 사업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맞춰 학생들이 AI를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융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교사들이 AI를 수업에 적극 도입하고 현장에 확산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우리 미래 세대가 AI와 함께 혁신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부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학습 동기를 높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송길태 경남권역 사업단장|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교수, 부산대학교 AI융합연구센터장